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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반짝인 삶의 순간들, 책으로 꽃 피다

어룡동 지역 어르신 삶 기록 ‘내 인생의 블링블링’ 인생책 제작, 전달

2024-01-12(금) 17:48
_광산구 어룡동 내 인생의 블링블링 인생책_박호경로당 전달
“23세 결혼해서 뭔지도 모르고 살았지만 뒤돌아보니 행복한 날도 많구나.”

돌아보니 한순간 한순간이 눈부셨다. 긴 세월만큼 ‘추억 부자’가 된 어르신들이 풀어낸 이야기 하나하나가 영화고, 드라마였다.
광주 광산구 어룡동 어르신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특별한 인생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어룡동(동장 김도균)이 동 주민자치회와 함께 소중한 마을이야기를 기록하고 보전하기 위해 광산구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제작한 ‘내 인생의 블링블링’이다.

책은 지역 어르신 40여 명의 애달프고도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과 이야기를 현재의 모습으로 밝게 표현한 캐리커쳐와 함께 담았다.
지난해 여름 5개 경로당(리버프라임, 서봉, 선암, 선운, 박호)을 찾아 어르신들의 손과 얼굴을 마사지하며 친분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7개월여 취재, 인터뷰 등을 거쳤다.

자칫 다시는 꺼낼 일이 없을뻔한 이야기보따리를 끄집어내니 그 어디에도 없는 진귀하고 따뜻한 추억, 이야기가 쏟아졌다.

“광주로 올라와 방직공장에서 젊은 청춘을 바쳤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일찍만나 7남매나 낳아 힘든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소싯적 사진도 꺼내어 보고 소중한 것을 찾아보다 보니 자식들 같이 소중한 것이 없다 싶습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박호경로당 박윤남(92) 어르신)
인생책은 젊은 나이 시집와 논 15마지기를 짓느라 뼈 빠지게 일하며 자식까지 키운 기억, 가족끼리 함께 갔던 여행 등 애틋하고, 때론 힘들었던 지난날을 생생하게, 담백하게 담아냈다.

어르신들이 삶을 돌이켜보며 젊은 시절 나에게 보내는 편지도 실렸다. “마음고생 심했지. 그래도 꾹 참고 견디렴. 앞으로도 나는 즐겁게 살테니 너도 굳게 살거라.”

책이 발간되고 어룡동은 지난 10일 경로당을 다니며 주인공인 어르신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생책을 받아 본 박호경로당 한 어르신은 책 속 본인 캐리커처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요로코롬 예쁘게 생겼으면 좋겄네”라고 웃어 보였다.
서봉경로당 어르신은 “이렇게 맹그느라 고상했소. 참말로 고맙소”라며 연신 감사의 말을 건넸다.
어룡동 관계자는 “한 장 한 장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되어 울고 웃으며 치유 받는 느낌이었다”며 “올해도 마을의 모습, 삶과 이야기를 담고 기록하는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광주/김강남기자 gngns7979@naver.com        광주김강남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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